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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장수를 원하는 제자

터널 유물 · 4부위

머리, 손, 몸통, 다리로 이루어진 유물 세트입니다.

손

제자의 기교 의수

장수종을 위해 만들어진 기교 의수. 신체와 협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 자라지 않은 팔 끝에 보호젤을 바르고 신경 전기 신호 수신기를 피부에 단단히 밀착시켜 조인다. 기교 의수를 몸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것——그녀가 수백 년간 매일 해온 아침 일과다.

의수는 그녀에게 쓸데없는 관심을 불러왔다. 하지만 그녀는 문제를 일으키는 건 사양이고 동정받는 건 더더욱 사양이다.

그녀처럼 무언가 부족한 사람은 날 때부터 타고난 재능과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도 타인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소외감을 지울 순 없었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소인배는 언젠가 흥미를 잃고 나가떨어진다. 반면 자기가 꽤나 자비로운 줄 아는 위선자들은 파리처럼 앵앵거리며 그녀를 「두 눈과 한쪽 팔 없이도 꿋꿋이 사는 천결자」라고 칭송한다.

과거 수만 번은 더 들은 말이지만 들을 때마다 토기가 몰려오는 말. 이젠 거기에 살랑살랑 흔드는 꼬리와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더해져 보는 사람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그녀는 무심코 뜨거운 화로 위에 왼손을 얹었다. 곧바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그녀가 황급히 손을 거두자 손바닥에 입은 화상은 빠르게 아물었다.

「가끔은 예전에 쓰던 의수가 더 편했던 것 같아」

몸통

제자의 이슬받이 날개옷

고서에 기재된 대로 짠 날개옷. 만고의 요인에게 속한 것이자 만인의 구세주에게 속한 것이다

일사(逸史)의 잔재에서 정보를 찾는 건 눈먼 사람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다. 망망히 펼쳐진 고대 문헌의 바다에서 동료가 뭐든 가리지 않고 읽어주면 그녀는 문장을 발췌해 비밀을 파헤쳤다.

머리 좋은 그녀는 무슨 책이든 한 번 들으면 통째로 외울 수 있었으나 고서 더미에서 찾은 「날개옷의 요부」란 기담만큼은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어느 동천 주인이 반려를 구하기 위해 그 모습을 새로 바꿔주고 장생을 이어가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새의 울음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 또한 새가 되어 함께 날아갔다. 오랜 시간이 흘러 동천 주인은 본래 모습을 잃고 반인반조가 되었다. 신하들은 군대를 이끌고 성에 들이닥쳐 그녀에게 불붙은 창과 화살을 던졌고, 결국 두 마리의 새는 마지막 애가를 부르며 함께 재가 되었다.

그녀는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 새의 정수를 채취해 단정사에서 형태를 다듬은 후, 사람을 시켜 아름다운 날개옷을 만들게 했다. 그녀는 날개옷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었지만 그걸 입고 방안을 거니는 게 좋았다——이젠 존재하지 않는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옷소매가 바람에 흩날리는 순간, 그녀는 영혼이 새처럼 손바닥과 어깨 위를 노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떠난 적 없다는 듯이

다리

제자의 천인 비단신

신발 밑창이 매미 날개처럼 얇은 비단신. 이 신의 주인은 두 발로 걷지 않은지 오래됐을 것이다

교도들에게 선인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해 공중에 몸을 띄워 대지의 지배에서 벗어나 있을 때마다 그녀는 문득 고대 신화를 떠올린다——

「도를 닦아 깨달음을 얻은 자가 지상을 누비며 지맥의 기운을 선도에 펼쳤다. 그야말로 변화무상하고 영험한 기운이니. 수도자는 바람을 타고 하늘에 올라 별에 닿으려 했다. 그러다 자신이 지맥과 멀어진 사실을 깨닫고 발을 헛디뎌 죽음의 심연에 빠졌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신화랑 다르지. 그녀가 중얼거렸다. 선주에는 원래 뿌리가 없었으나 「불멸의 거목」이 뿌리를 내리면서 풍요의 주인과 일체를 이루고 약사가 약속한 무한정토와도 긴밀히 이어졌다. 하나 작금에 이르러서는 배신자들이 선도의 연결을 끊어 선주는 다시 부유하는 외딴섬이 되었다.

선주의 가짜 대지는 그녀에게 힘을 줄 수 없다. 그녀가 찾는 뿌리는 발밑이 아닌 하늘과 심연 사이에 있다. 그녀는 신도들을 거느리고 「불멸의 거목」을 재생시켜 풍요의 지극한 은혜를 누릴 것이다.

그녀는 얇은 비단신을 신고 사람들 머리 위로 떠올라 낭랑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너희들이 올려다볼 것은 내가 아니라 하늘 높은 곳에 있는 본래 너희들이 앉았어야 할 자리다」